섹스 없이 행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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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탈리> 요즘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섹스를 자주 하지 않는다. 모두 힘든 하루를 보내고 잠자기도 바쁜데 어떻게 섹스를 하냐는 것이다. 마치 섹스를 하는 시간이 몇 시간은 되는 것처럼 말한다. 실제로 그렇게 말하는 사람일수록 섹스가 별로 재미가 없어서, 해도 그만 하지 않아도 그만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섹스 뭐, 별 것 있어? 우린 섹스를 하지 않아도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데!” 이렇게 말하면서 섹스에 별 관심이 없는 것처럼 말한다. 하루하루가 고단하다 보니 부부 싸움할 시간도 없고 술 마시고 늦게 들어올지언정 외박하는 일도 없다. 생활비도 꼬박꼬박 통장에 들어온다. 단지 섹스만 하지 않을 뿐이다. 언뜻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몇 달 동안 섹스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행복하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 시간이 길어지고 반복되다보면 서서히 섹스리스 부부로 변하게 된다. 성 과학회에서는 성관계가 1년에 10회 미만, 월 1회 미만인 경우 섹스리스 부부로 본다. 한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부부 중 섹스리스 비율은 30%를 훌쩍 넘는다고 한다. 어쩌면 섹스를 하지 않아도 부부가 모두 불만이 없으면 문제될 게 없지 않느냐고 말할지 모른다. 그렇다면 결혼생활에서 섹스 없이도 행복할 수 있을까? 존 그레이는 ‘결혼과 우정을 구분하는 가장 중요한 특징을 꼽으라고 한다면 그것은 섹스이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부부간 섹스가 없다면 룸메이트보다 못하다’는 말도 있다. 이런 말을 비추어 보면 섹스가 없다면 결국 부부가 아니란 말이 된다. 흔히 사람들은 ‘사랑이냐, 우정이냐?’라는 질문을 한다. 그러나 사랑에는 우정이 줄 수 없는 특별한 것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친한 동성 친구라고 해도 동성애자와는 다른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들은 포옹도 하고 키스도 하고 서로의 몸을 만지면서 애정 표현을 한다. 친구보다 동성애자의 친밀감이 더 큰 이유도 바로 성적 행동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체로 섹스가 없는 부부들은 이런 행동을 하지 않는다. 이런 애정 표현이 없다면 우울하고 외롭다고 느끼게 된다.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이 없다보니 자신이 소중한 사람이라는 인식도 하지 못한다. 그래서 쓸모없는 사람처럼 느껴져서 자존감이 낮아지고 삶 자체가 허무하게 느껴져서 우울증에 걸리기도 한다. 의사들은 우울할 때나 신경이 날카로울 때, 이를 진정시키기 위한 처방으로 술이나 약 대신 섹스나 스킨십을 권하고 있다. 바로 섹스나 스킨십은 삶의 활력소와 같다. 오르가즘에 도달하면 뇌가 자극을 받아 활성화되고 엔도르핀이 분비되면서 내장 기능이 건강해지고 혈액 순환이 원활해져서 피부의 혈색이 좋아지고 눈빛도 생기로 가득 차게 된다. 실제로 건강하게 장수하는 사람들을 보면 매주 섹스를 한다고 한다. 이시영 박사 역시 세로토닌이 많이 분비하게 하는 방법으로 사랑, 섹스, 스킨십을 꼽고 있다. 만약 세로토닌이 부족하면 남자는 충동적이 되고 여자는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그래서 성생활이 원만하지 못하면 남자는 폭력적이 되고 여자는 우울증이 걸린다는 것이다. 성욕을 해결하지 못하는 부부들을 보면 많이 아프다. 몸도 마음도 아프다. 이시영 박사는 ‘우울, 자살, 중독, 폭력 이런 게 전부 세로토닌이 부족해서 일어나는 현상들’이라고 한다. 일 중독이나 쇼핑 중독도 세로토닌 부족이고 아이들에게 집착하거나 애완동물에 몰두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갖고 있다는 만성피로도 세로토닌 부족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만족한 섹스를 하게 되면 피곤함이나 스트레스는 사라진다는 말이다. 섹스가 없으면 가정은 수도원처럼 삭막하고 엄숙하고 경건하게 변한다. 두 사람의 대화가 줄어들고 서로 습관처럼 인사를 할지 몰라도 따뜻한 온기가 사라지게 된다. 그런 상태에서 사소한 일로 다투게 되면 서로 양보하지 않기 때문에 결국 서로 얼굴을 마주 대하려고 하지 않게 된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각방을 쓰게 되고 결국 남남으로 살게 된다. 비록 각방을 쓰지 않는다 해도 신체적 친밀감은 존재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서로가 서로에게 성적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집에 돌아오면 각자 좋아하는 TV 채널을 틀어놓고 소파로 갈 게 틀림이 없다. 소파에 앉아 빈둥대는 ‘곰 같은 남자’와 축 늘어진 트레이닝 바지를 입고 아이들에게 소리만 지르는 ‘마귀 같은 여자’만 가정에 존재할 뿐이다. 섹스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서로에게 주는 소중한 선물이다. 이런 선물을 주고받을 수 없다면 행복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하물며 어느 한쪽은 섹스를 원하는데 다른 쪽이 거부한다면 갈등은 증폭될 수밖에 없다. 그런 불만은 가정불화를 일으키게 하고 결국 이혼까지 하게 된다. 그렇다고 어느 한쪽만을 위해 희생적인 섹스를 하라는 것은 아니다. 양쪽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섹스를 하라는 말이다. 우리나라 대법원은 6개월간 신혼 생활 동안 한 차례도 성관계를 갖지 못한 부부에게 이혼 판결을 내렸다. 또 13년 동안 성생활을 하지 못한 부부에게도 이혼을 하도록 했다. 법에서도 섹스를 하지 않으면 행복하지 못한 부부로 보고 헤어질 것을 명령한다. 그런데도 부부간에 섹스 없이 행복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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