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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트러블'이 '이별'로 이어지는 4단계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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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

안토니오 포치아(Antonio Porchia)는 ‘사랑이 충만한 가슴은 무엇이든 포용할 수 있지만, 텅 빈 가슴에는 아무 것도 들어갈 수 없다’고 말한다. 부부는 사랑이 충만하면 모든 것이 사랑스럽게 느끼지만, 사랑이 없으면 그 어떤 것도 불쾌하게 느껴진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사랑이 충만한 상태란 어떤 것일까? 바로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사랑의 확신은 자존감을 높이고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 그것은 사랑의 말과 행동으로 만들어진다. 성적 만족도 당연히 포함된다. 그렇다고 삽입 섹스만으로 만족감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평소 사랑의 감정을 느낄 수 있는 키스나 포옹과 같은 스킨십이 필요하다. 이 역시 사랑의 확신을 높이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면 더욱 사랑스럽게 행동을 한다. 넉넉한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고 이해의 폭을 넓히기 때문에 갈등의 요인이 적다. 하지만 자신이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하면 사람은 인색해질 수밖에 없다.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지고 왠지 부족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자존심이 상하는 것이다. 그래서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규칙의 폭을 한없이 좁혀서 웬만한 것은 수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갈등이 심해지고 자주 다투게 되는 것이다.
 
갈등은 우리 자신이 감당하기 힘든 상황에 닥치기 전에 미리 알려주는 경고와도 같다. 지금까지의 삶은 잘못되었으니 이제는 많이 사랑하며 살도록 변화를 꾀하라고 알려주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현재의 감정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그 신호를 무시하다가 결국 서로 모른 척하고 살거나 헤어지는 일을 택하게 된다. 
 
바바라 드 앤젤리스(Barbara De Angelis)는 자신의 저서 <변함없이 사랑하는 법》에서 부부관계를 파괴하는 네 가지 위기 국면을 설명했다. 첫 번째 단계는 저항감이고 두 번째 단계가 분노, 세 번째 단계가 거부, 네 번째 단계가 억압이다. 이것을 성적인 문제와 연관시켜보면 다음과 같다.
 
부부관계에서 첫 번째 위기국면은 저항감을 느낄 때이다. 대체로 밀월기간이 끝나면 섹스가 불편해지고 만족감도 떨어진다. 그러면 성욕을 해소하지 못해서 괜히 짜증이 나고 상대의 행동이 눈에 거슬린다. 그래서 상대방의 말이나 행동에 이의를 달게 되고 반감이 생기게 된다. 다소 관계가 소원해지는 것이다. 물론 이때는 사랑한다는 말도 건성으로 하다가 나중에는 유치하다고 사랑한다는 말도 하지 않게 된다.
 
두 번째 단계가 바로 분노다. 저항감이 빨리 정리되지 않으면 분노의 감정으로 발전한다. 단순히 짜증이 난 단계가 아니라 상대방에게 화가 나 있는 상태이다. 성적 불만이 지속되면 자신이 사랑받을 가치가 없는 사람처럼 느껴져서 자존심이 상하고 불쑥 분노가 치민다. 그렇게 되면 자신의 규칙과 맞지 않는 것들이 하나하나 눈에 거슬려서 잔소리를 해대게 된다. 그런 자신이 싫다보니 더욱 화가 나는 것이다. 상대방과 거리가 생기고 감정의 장벽을 쌓기 시작한다. 분노는 친밀감을 무너뜨리기 때문에 계속 억제하지 않으면 가속도가 붙어서 부부관계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친다.
 
상대 역시 감정이 격해져서 자기 방어를 하는 데만 급급하지 변화해야겠다는 생각을 할 틈이 없다. 이 상태가 되면 관계를 정상으로 돌리고 싶어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하게 된다. 문제의 본질인 성적인 문제를 보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분노만 보게 되고 그것을 방어하기 위해 상대의 약점만 찾고 비난하기 바빠진다.
 
세 번째 단계는 거부다. 분노의 감정이 너무 쌓여 말로든 행동으로든 상대방을 공격하게 된다. 이쯤 되면 상대방이 하는 모든 행동에 약이 오르고 짜증나는 일로 보기 시작한다. 감정적인 틈이 생길 뿐 아니라 물리적으로 거리를 두게 된다. 함께 있다는 것이 어색하고 불편하게 느껴져서 오히려 고통스럽다. 서로를 경멸하고 참지 못하면 폭력까지 행사하는 것이다.
 
네 번째 단계는 억압이다. 거부 단계가 지쳐갈 무렵이면 감정이 무뎌지고 고통을 줄이려고 노력한다. 서로에게 무관심하고 대화 자체를 하지 않게 된다. 그래서 아무런 고통을 느끼지 못하지만 열정과 흥분도 없다. 이때가 가장 위험한 때이다. 한 집에 살아도 단순히 함께 밥을 먹고 자는 룸메이트 정도의 관계로 변하기 때문이다. 이 두 사람은 성적인 관계도 하지 않게 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각방을 쓰기도 한다. 별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밀월기간이 끝나갈 때 생기는 문제만 바로 잡으면 얼마든지 갈등을 줄일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이때를 권태기라고 하면서 한번쯤 거쳐 가는 감기쯤으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그것이 갈등의 골을 깊게 만들고 부부관계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는 것을 모른다. 작은 상처를 치료하면 쉽게 아물 수 있는 것을 방치해두기 때문에 악화되고 결국 수술까지 해야 하는 힘든 상태로 부부관계를 이끌고 가는 것이다.
 
일부 사람들은 남녀가 서로 만나서 심장이 뛰는 기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부부간의 갈등은 어쩔 수 없는 숙명처럼 말한다. 하지만 그것은 숙명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야 행복한 것인지 심장이 뛰는 기간에 맛보기로 보여준 것이다. 그때는 어떠했는가? 사랑으로 충만한 가슴으로 무엇이든 포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상대를 바꾸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 인정해도 행복하지 않았는가. 그렇게 살면 된다. 그때는 스스로 완벽하다는 착각으로 살았다면 이제는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고 서로의 성장을 도우면서 행복을 키워 가면 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포용할 수 있는 사랑이 충만한 가슴을 만들어주면 된다. 문제는 그 방법을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아더
부부관계연구소 이사장 / 펜트하우스 고문
탄트라 명상연구회 <仙한 사람> 회장
저서 <이혼했으면 성공하라>, <우리 색다르게 해볼까>, <그래도 나는 사랑을 믿는다>
http://blog.naver.com/arde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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