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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ZZ의 그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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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비밀의 숲]

지나다니다 보면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늘 새 점포가 들어서는 곳이 있다. 망하고 다른 업종이 개업하고, 또 망하고를 반복하는 것이다. 내가 그녀를 만난 곳은 3개월만에 카페가 망하고 들어선, 'Jazz'라는 호프집이었다.
 
살다보면 이유없이 자괴감과 낮은 자존감에 시달리는 시기가 있는데 내가 딱 그 때 그랬다. 겨우 이직한 회사의 업무가 좀처럼 소화되지 않았다. 내 능력 밖의 일인가? 아니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인데 내가 부족한 걸까? 늘어가는 야근 속에서 그 날도 늦은 밤 터벅터벅 집으로 향했고, 또 늘 폐업과 개업을 반복하는 그 자리가 있는 골목을 지나쳐가고 있었다.
 
그 호프집, 그러니까 Jazz는 누가봐도 곧 다른 업종이 들어서겠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했다. 카페에서 쓰던, 원목 느낌의 인테리어 위에다가 싸구려 의자며 테이블을 아무렇게나 배치한, 게다가 간판조차도 90년대의 향수가 느껴지는 촌스러운 네온이었다. 언제 또 이런 것이 생겼을까? 문득 멈춰서서 가게 안을 들여다보았다.
 
어렴풋이 보이는, 벽에 있는 메뉴들이 보였다. 어휴 저게 뭐야. 김밥천국도 아니고 폰트가 왜저래. 하면서도, 정말 일관성 없는 안주들이 벽을 가득히 채우고 있는 것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탕도 있고 볶음도 있고 튀김도 있고 과일도 있고 마른안주도 있고 심지어 회도 있다. 생각해보니까. 어렸을 때는 일 끝나고 혼자 선술집에서 소주를 마시는 로망이 있었던 것도 같다. 그 때는 그게 왜 간지라고 생각했을까.
 
문을 열고 들어가니 손님이 아무도 없었다. 문제는 종업원도 없었다.
 
"저기요."
 
입구 쪽 자리에 가방을 두고 슬쩍 불러보았는데 반응이 없다. 참신하다. 개업과 동시에 폐업을 준비하는 구나. 다시 나가기는 왠지 자존심이 상해서 스마트폰을 꺼내어 의미 없이 인터넷 기사를 훑었다.
 
"아! 어서오세요."
 
몇 분이 지나고 나서야 주방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고개를 돌리니 40대 중반 정도 되어 보이는 아주머니가 고무장갑을 낀 채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뭐 드릴까요?"
"소주 한 병이랑......오돌뼈하나 주세요."
"네네. 한 분이시죠?"
"네."
 
그냥 바로 눈에 보이는 안주를 주문했고, 사장님은 다시 주방으로 사라졌다. 보통 물이라도 가져다 주는데......라며 속으로 궁시렁 거렸지만 생각해보니 혼자 장사를 하시는 것 같아서 내가 그냥 냉장고에서 물과 소주를 가져왔다.
 
쿠당탕탕! 쨍그랑! 탁!
 
나는 분명 오돌뼈를 시켰는데, 주방에서는 출장뷔페를 준비하는 듯한 요란한 소리가 들렸다. 다음에 이 자리엔 뭐가 들어설까? 차라리 그냥 분식집이 들어오면 좋을텐데.
 
요란한 오돌뼈 조리 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혼자 소주를 따라서 마셨다. 몇 잔인가 혼자 홀짝 거리다보니, 차라리 손님 많은 것 보다 이렇게 조용한게 낫다 싶었다.
 
순간 밖에 있던 찬바람이 확 하고 들어오는 것 같아서 고개를 드니, 문을 열고 누군가가 들어왔다. 나처럼 혼자 술을 마시러 온 사람인가 싶어서 나도 모르게 힐끔 바라보았다.
 
들어온 사람은 꽤 어려 보이는 여성이었다. 발목이 살짝 보이는 청바지를 입고, 하얀 단화를 신었다. 코트 자락 사이로 빨간색 니트가 보였고, 그 위로는 하얀 얼굴이 추위때문에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두껍게 웨이브 진 머리칼을, 갑자기 손목에 있던 밴드로 묶더니, 혼자 술을 마시고 있는 나를 힐끔 바라본다. 눈 인사라도 찡긋 해야하나, 하는데, 그녀가 주방으로 들어간다.
 
"너 왜 이제와!"
"버스가 늦게 와서요. 손님도 없구만 뭘."
"야 빨리 이거 저 쪽에 혼자 온 손님 가져다 드려."
 
그제서야 나는 그녀가 손님이 아닌 직원임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코트를 벗고, 빨간 니트 위로 앞치마를 했다. 유독 발달된 골반 때문에 더 잘록해 보이는 허리를 따라서 니트를 빵빵하게 부풀린 가슴 쪽을 갔을 때 나는 고개를 돌렸다. 그녀가 내 쪽으로 걸어오고 있었으니까.
 
괜히 스마트폰을 꺼내서 고독한데 바쁜 척을 하려는데 그녀가 와서는 서비스로 주는 과자와, 단무지 같은 반찬 몇 개를 놓더니 다시 몸을 돌려 되돌아갔다.
 
술잔에 술을 쪼르르 따르면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사장님과 나누는 대화들. 귀여운 목소리가 귀를 자극했다. 홀에 있는 티비를 켜고는, 주방 쪽 선반에 기대어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 조금 어두운 술집 조명 대신, 스마트폰 화면이 그녀의 얼굴을 밝혔다. 눈 꼬리가 조금 올라간 귀여운 고양이 상이었다. 낮지 않은 콧날에, 스마트폰 조명발로 유독 반짝이는 입술.
 
“아이고. 늦어서 죄송합니다. “
 
사장님이 주방에서 이제 막 다 된 오돌뼈를 직접 가지고 나와 내 테이블 위에 올려 주셨다. 이럴 거면 저 알바는 왜 쓰는 걸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주방에서 물기 젖은 손으로 접시 들고 오는 걸 백종원 선생이 보면 한마디 할 텐데 하면서 앞에 있는 오돌뼈를 한 입 입에 넣었다.
 
‘존맛탱.’
 
이럴 수가. 이게 왜 맛있지? 보통 이런 기대치 낮은 비쥬얼의 가게는 조미료향만 나야 하는데 이것은 마치 손주의 야식을 만들어주는 외할머니의 손맛 같았다.
 
마법과도 같이 소주가 계속 비워지는 기적을 경험하며, 공기밥 추가 시키고 싶은 욕구를 참아내면서도, 또 나 이외에 절대 손님이 오지 않아 거의 출근과 동시에 놀고 있는 그녀를 나는 또 반사적으로 스캔했다.
 
뭐 그리 재미진 것을 보고 있는지, 휴대폰을 보고 피식피식 웃었다. 우리 동네 사는 사람일까? 우리 동네에 저렇게 엄청난 굿바디……아니 미인이 있었나? 너무 이렇게 쳐다보면 티가 나니까 고개를 돌리는 척 하면서 봐야겠다 등등, 시덥잖은 생각들을 하며 나는 소주를 비워갔다.
 
“하진아.”
“네?”
“이거 좀 밖에 내다 버려라. 핸드폰 좀 그만 보고.”
 
손님이 없어서 극도로 예민해진 내 청각덕에 그녀의 이름이 ‘하진’이라는 것은 알게 되었다. 원나라 장군 같은 이름인데 그녀의 얼굴에 대입하니 예쁘다. 툴툴거리면서도 조그만 손으로 사장님이 시키는 일을 하면서도 내 쪽으로는 눈길조차 한 번 안주는 불친절함도 예뻐 보였다. 하긴 그녀에게 신경이 쏠린 이 와중에 안주가 맛있어서 계속 먹는 것도 스스로 놀랍다.
 
한 병이 금세 비워지고 나니까 조금 갈등이 되었다. 한 병을 더 마시고 갈까? 왠지 취할 것 같다. 그렇다고 그냥 일어서자니 아쉽다. 하진씨 목소리가 더 듣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술 취했나. 나 왜 이래.
 
“계산이요.”
 
내 안의 또 다른 자아가

‘미친놈 방금 목소리 깐거 봐 ㅋㅋㅋㅋㅋㅋㅋㅋ'

이라고 하는 것만 같았지만, 아무것도 눈치 못 챈 그녀가 계산대로 와서 계산을 도와주었다.
 
“영수증 드릴까요?”
 
아뇨 그 쪽 폰 번호 주세요. 라고 하면 안되겠지?
 
“아니에요. 벗어 주세요.”
“네?”
“아, 아니 버려 달라구요.”
 
아오씨 쪽팔려. 가방을 들고 총총히 Jazz를 나와서, 괜히 또 고개를 슬쩍 돌려 그녀를 봤다. 느릿느릿 내 테이블을 치우는 것이 보였다. 다행이다. 깨끗하게 먹어서.
 
‘내일 또 와야지.’
 
라고 다짐하면서, 집으로 돌아와 현관 비밀번호를 누르고, 아무도 없는 원룸 침대에 쓰러지듯 누웠다. 마지막에 말 실수한게 쪽팔리면서도 오늘 처음 본 그녀 얼굴이 이상하게 안 잊혀져서
 
정말
미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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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늘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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